“한국의 밥상- 와사등 김광균 시인의 딸, 전통 매듭장 김은영”
서울 북한산 구지봉 자락에 “북단장”이 아늑하게 들어앉아 있는 이곳은 바로 “간송미술관”입니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문화재를 일본으로 밀반출 하는 것을 막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최초의 시립 미술관입니다.
전형필 선생은 1934년 성북동 땅일 사들이고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분인 오세창 선생이 선잠단의 북쪽에 있다고 해서 북단장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의 며느리이자 <와사등>, <추일서정>으로 유명한 김광균 시인의 딸인 전통 매듭장 김은영 씨에게는 50년이 넘은 요리 책이 있습니다. 결혼선물로 받은 가죽노트는 붉은 색이 갈색으로 변할 정도로 낡았지만 지금도 노트를 보고 있습니다. 가죽노트에는 간송 가문의 서울식 밥상과 친정인 개성의 밥상과 전통 매듭장 등 맣은 음식들의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김은영 씨는 간성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방학동의 “간송 옛집”에서 생전 선생이 가장 좋아했던 "장김치"를 담궈 봅니다. 간송집안의 내림음식인 장김치는 골패 쪽 두께로 나박하게 썬 다양한 채소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모양을 내고 소금을 대신해 간장으로 절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음식은 옛날 조리서에는 “누르미”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김은영 씨는 “송임”과 “솔만두”도 만들어 봅니다, 송임은 위가 좋지 않았던 간성 선생이 즐겨 먹었던 음식으로 인삼과 대추, 생강을 넣어 끓여 만든 찹쌀미음이고 솔만두는 부인이었던 김광균 시인이 주로 즐겼던 개성지방 향토음식인 편수에 김은영 씨의 아이디어로 오방색 고명을 올린 다음 솔잎을 깔고 쪄내서 만든 음식입니다. 오늘 밥상은 김은영 씨와 딸 전인아 씨, 그리고 며느리 윤은화 씨가 함께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