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공주 밤 밥상]
공주 정안면 월산리에는 공주의 최고령 밤나무가 있는 곳입니다. 이 밤나무는 수령이 110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몇 안 되는 재래종 밤나무로 1958년 밤나무 혹벌도 견뎌낸 밤나무입니다.
공주의 정안면은 밤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1100여 농가 중 60%가 밤나무를 재배하고 있을 정도로 눈 닫는 곳이 모두 밤나무입니다. 지금 제철인 밤 수확을 하기 위해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월산리 사람들의 밤 밥상을 만나 봅니다.
정안면에는 대를 이어서 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970년 국토 조림사업의 일환으로 밤나무를 심기 시작해 토지로가 기후가 밤나무 농사에 좋아 삼한 시대에 배만한 밤이 자랐을 정도로 그 명성을 오늘에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6년 전 고향으로 귀농안 정진국 씨도 굵은 밤을 수확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바쁜 수확 철 장남도 이맘때가 되면 아버지의 일손을 돕기 위해서 찾아오고 있습니다. 밤 수확 계절은 온 가족이 모이는 계절로 알밤 밥상을 가족 모두 함께 맛봅니다.
정안면에서는 밥이나 반찬, 김치를 담을 때에도 밤을 넣습니다. 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깍두기로 담그기도 하고 찜닭에 밤을 듬뿍 넣어 만들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밤 요리는 바로 “밤묵”입니다.

밤을 곱게 갈아 전분 물을 걸너내고 다시 하룻밤 두어 전분이 가라앉으면 물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정성으로 만들고 있는데 밤묵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깨끗한 계곡물에서 사는 가재와 중고기로 친구들과 함께 민물고기 매운탕을 끓여 먹습니다.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정안면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밤, 삼한 시대에 배만한 밤이 있었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정안면의 밤 맛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가마저 들게 만듭니다.